이야기
연말
익명의 동물들
2019. 12. 11. 02:17
어떤 챕터가 닫히고 열리는 순간들은 갑자기 연이어 나타난다. <프렌즈> 시즌 10의 갑작스러운 결말처럼. 24화까지 보기를 기대하다가 갑자기 17화에서 모든 것이 급하게 끝난다. 레이첼과 로스가 키스하고, 모니카와 챈들러가 쌍둥이를 만나게 되고, 네 사람에 비해 큰 변화를 겪지는 않는 피비와 조이는 시덥잖은 농담을 여러 번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.(제작진들은 얼마나 쿨한지 메이킹 필름 하나 없이 뉴욕의 풍경으로 마지막회를 마무리한다.)
눈 앞에서 많은 것들이 한 번에 바뀌어 버리면, 무엇이 맞고 틀리다고 판단하는지 기준도 흔들리게 된다. 그렇게 몇 번 지진을 겪고 나면, 예전에 내가 옳다고 믿은 것에 대해 지금의 나는 틀리다고 말하게 된다. 그런 일은, 아득하다.
내쳐버린 미지근한 마음들이 있었고, 붙잡으려 애쓰는 기회들이 있다.
이보다